안녕하세요. 임어리입니다.
오늘은 거래량이 적은 소형주 매매 시 발생할 수 있는 슬리피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슬리피지가 발생하면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평단가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제가 실제 했던 투자와 연결시켜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슬리피지란 무엇인가?

슬리피지는 내가 원하는 매수가(주문가)와 실제 체결된 매수가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지훈이는 식자재마트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지훈이네 식당은 제육볶음 맛집이라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많이 구매를 합니다. 지훈이는 앞다리살 2kg를 4만원에 구매하기 위해 장을 보러 갑니다. A식자재마트에 있는 돼지고기를 1kg에 2만원을 주고 모두 샀습니다. A식자재마트에 있는 모든 앞다리살을 사버려 다른 B식자재마트로 갔는데 여기는 1kg에 3만원이라는 겁니다! 지훈이는 어쩔 수 없이 3만원을 주고 구매를 합니다. 지훈이는 식자재마트를 갈 때 2kg를 4만원에 구입하려 했지만 결국에는 2kg를 5만원에 구입했습니다. 여기서 지훈이는 만원을 더 비싸게 지불하고 구매하였으므로 여기서 슬리피지는 1만원/4만원=0.25, 즉 25%의 슬리피지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퀀트투자를 수행하다 보면 내가 세운전략에 맞추기 위해 체결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매수가에 걸어놓고 해당 매수가에 매도 매물이 나오면 좋겠지만, 항상 내 맘과는 반대로 가는 게 주식시장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슬리피지를 감당하고서라도 체결하기도 합니다.

2. 거래량이 적은 소형주에서의 슬리피지

실제 소형주 호가창
실제 소형주 호가창

이 호가장은 제가 실제로 거래했던 소형주 호가창입니다. 장마감 이후에 캡쳐한 내용이라 매물이 좀 쌓여있긴 한데 그래도 예를 들기에는 충분해 보입니다. 가령 투자금액이 1억이고 20개 소형주에 분산투자하는 퀀트 전략이 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해당 종목을 500만원 어치를 사야 하는데 현재 단가인 726원 보다 비싸게 구매해야 합니다. 호가창에 쌓여있는 매물을 보더라도 728원에 1,169개의 주식이 매도에 걸려있는데 이는 851,032원으로 매도 호가에 걸려있는 모든 주식을 사버릴 수 있는 금액입니다.. 500만원이라면 이 주식의 가격을 순간적으로 최소 1퍼센트는 올려버릴 수 있는 금액입니다.. 마치 큰손처럼 시세를 움직여 버릴 수 있습니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소형주일 때 이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거래량이 적고 큰 금액을 매수하려 할수록 희망하는 매수단가와 차이가 커지게 됩니다. 예로 이상적으로는 500만원으로 5천 주를 살 수 있다면 실제로는 슬리피지 때문에 500만원으로 4천8백 주밖에 못 산다는 것이지요.. 이는 매도 때도 발생합니다. 빨리 매도를 체결해야 하는데 좀처럼 매도가 체결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더 낮은 가격에 걸려있는 매수가에 내 매도가를 맞추게 됩니다.

3. 슬리피지를 줄이려면?

슬리피지를 줄이려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원하는 체결가에 매수를 걸어놓고 매수가 체결되기를 기다리는 방법이 있습니다..너무 당연한 이야기 였나요? 거래량이 적은 종목에서 매수하려는 금액이 크다면 어느정도의 슬리피지는 피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소형주 퀀트 전략에서라면 종목의 갯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슬리피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종목 갯수가 많아진다면 한 종목당 구매하는 금액이 적어질 것이고 슬리피지의 영향을 덜 받을수 있습니다. 대신 종목수를 바꾼다면 해당 전략의 연평균수익률등이 바뀔 수 있으니 백테스트 결과를 다시 한번 체크해보아야 합니다.

4. 맺음말

실제로 소형주 퀀트전략을 하다보면 저는 1% 정도의 슬리피지가 발생했습니다. 저번 하락장에서 바로 매도를 체결하려다 보니 슬리피지를 감내하고 매도 체결을 하게 됐네요.. 제가 좋아하는 강환국 작가님은 대략 2억 정도로 국내 소형주 전략을 하신다고 했고, 0.18%의 슬리피지가 발생한다고 했으니 전략과 비교하여 36만 원 정도의 슬리피지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큰 금액은 아닌 것 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슬리피지를 수수료처럼 완전 손해 보는 비용으로 보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내 전략세운 전략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슬리피지를 피하기 위해 주문단가를 고집하다가 결국에는 체결하지 못하고 주식이 올라갈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실제 전략과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이 아니라면 아주 작은 슬리피지는 감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감수하기 싫으면 해당 단가에 입 쩍~ 벌리고 있으면 되고.. 일단 체결하고 싶으면 빠르게 매수단가를 올려 매수하면 되고.. 그건 투자하는 사람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2023년 설명절 연휴도 마지막 날만 남겨두고 있네요. 연휴동안 푹 쉬었던 증시가 힘차게 오르기를 희망해 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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